평생 뼈 빠지게 일해 집 한 채, 아니 두 채 남겨놨는데 주택연금 상담창구에서 “다주택자라 안 됩니다”, “전세 세입자가 있어서 안 됩니다”라는 말을 듣고 그냥 돌아서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. 그 자리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, 이해합니다. 노후 자금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 했던 용기가 단 두 마디에 무너지는 순간이니까요.
하지만 그 상담이 틀렸거나, 아니면 정확한 예외 조항까지 설명하지 않은 것입니다. 주택연금은 다주택자도 가능하고, 전세 낀 집도 가능합니다. 단, 방식이 다릅니다. 어떤 조건을 충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로가 열립니다.
공시가격 9억짜리 아파트 한 채와 4억짜리 빌라 한 채를 가진 60대 은퇴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. 아파트엔 전세보증금 3억짜리 세입자가 살고 있습니다. 이 분이 주택연금 가입을 포기해야 할까요?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. 아래에서 그 경로를 정확히 짚습니다.
① 다주택자라도 보유 주택 공시가격 합산이 12억 원 이하이면 거주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하며, 합산 12억 초과 시에도 비거주 주택을 3년 내 처분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하면 즉시 연금 수령이 시작됩니다.
② 전세 보증금이 있는 주택은 일반 저당권 방식으로는 가입 불가하지만, 주택 소유권을 한국주택금융공사로 신탁(이전)하고 보증금을 공사에 예치하는 신탁방식을 활용하면 합법적으로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합니다.
③ 신탁방식은 가입자 사망 후 배우자가 자녀 동의 없이 100% 자동으로 연금을 승계할 수 있으며, 무보증 월세 임대도 허용되어 연금 수령과 임대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습니다.
주택연금이란— 집을 파는 게 아니라 집값을 현금 흐름으로 치환하는 것
주택연금을 단순한 담보대출로 이해하는 순간, 손해처럼 느껴집니다. 하지만 본질적으로 접근하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그려집니다. 주택연금은 시장에 나가면 수억 원짜리지만 아무리 비싸도 현금은 한 푼도 안 되는 ‘고정 자산’인 집을, 국가의 보증 하에 평생 마르지 않는 현금 흐름으로 치환하는 노후 방어 시스템입니다. 집은 그대로 살면서, 집값을 매달 월급처럼 받는 구조입니다.
2026년 2월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표에 따르면, 2026년 3월부터 주택연금 월 수령액이 평균 가입자 기준 약 3% 인상되어 연간 최대 849만 원 추가 수령이 가능해졌습니다. 초기 보증료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2026년은 주택연금 가입 타이밍으로는 역대급 조건을 갖춘 해입니다.
“집값이 오르면 연금 받는 게 손해다”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통설은 반만 맞습니다. 주택연금은 가입자 사망 후 집을 처분해, 그동안 받은 연금 총액보다 집값이 비싸면 차액을 자녀에게 100% 상속합니다. 반대로 집값이 폭락해 연금 총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자녀에게 단 한 푼도 청구하지 않습니다. 상방 이익은 자녀에게, 하방 리스크는 국가가 흡수하는 구조거든요. 이걸 ‘손해’라고 부르기엔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.
2026년 주택연금 가입조건— 공시가격 12억의 정확한 의미
가입 요건은 세 가지 기둥으로 구성됩니다. 연령, 주택 가격, 거주 요건입니다. 하나씩 짚어보면 놓쳤던 가입 가능성이 보입니다.
연령 조건: 만 55세 이상 (부부 중 연장자 기준)
부부 공동 신청의 경우 부부 중 나이가 더 많은 분이 만 55세 이상이면 조건을 충족합니다. 70세 이상에서 가입할수록 월 수령액이 올라가는 구조여서, 가입 타이밍 자체가 수령액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. 2026년 6월부터는 질병 치료 등을 이유로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도 가입이 허용될 예정입니다.
주택 가격 조건: 공시가격 합산 12억 원의 진짜 뜻
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합니다. “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1주택자”라는 문구를 보고 다주택자는 무조건 제외된다고 단정합니다. 틀렸습니다. 보유한 주택 전체의 공시가격을 합산했을 때 12억 원 이하이면, 다주택자도 거주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.
| 보유 상황 | 공시가격 합산 | 가입 가능 여부 | 비고 |
|---|---|---|---|
| 1주택자 | 12억 이하 | 가능 | 기본 조건 충족 |
| 2주택자 | 합산 12억 이하 | 가능 | 거주 주택 담보 제공 |
| 2주택자 | 합산 12억 초과 | 조건부 가능 | 3년 내 비거주 주택 처분 약정 |
| 3주택 이상 | 합산 12억 이하 | 가능 | 거주 주택 담보 제공 |
| 3주택 이상 | 합산 12억 초과 | 조건부 가능 | 비거주 주택 처분 후 12억 이하 충족 시 |
| 주거용 오피스텔 | 12억 이하 | 가능 | 2020년부터 포함 (준주택 포함) |
앞서 예시를 든 공시가격 9억 아파트 + 4억 빌라 소유자의 경우, 합산 13억으로 12억을 초과합니다. 이 경우 “3년 내 비거주 주택(빌라)을 처분하겠다”는 약정을 체결하면 가입 당일부터 즉시 연금 수령이 시작됩니다. 처분 약정은 구두가 아니라 서면으로 이뤄지며, 3년 내 실제 처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급 정지 사유가 됩니다.
거주 조건: 가입 주택 실거주 원칙
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담보 주택과 일치해야 합니다. 부부 중 한 명이 해당 주택에 실거주하는 조건입니다. 주민등록등본은 가입 시 필수 제출 서류이며, 정부24 주민등록등본 즉시 발급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바로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.
다주택자 합산 12억 초과— 3년 내 처분 약정 활용법
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다주택자 심사 반려 데이터를 살펴보면, 합산 공시가격이 12억 원을 아슬아슬하게 초과해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. 13억~14억대 보유자들이 가장 많이 좌절하는 구간입니다.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‘처분 조건부 가입’입니다.
비거주 주택을 “가입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하겠다”는 약정을 공사에 제출하는 순간, 가입이 승인되고 그날부터 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합니다. 3년의 시간 동안 매도 타이밍을 직접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, 급하게 헐값에 파는 억울한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.
· 처분 대상은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어야 합니다 (거주 중인 주택을 파는 것이 아님)
· 3년 내 처분 완료 후 공사에 처분 완료 통보 의무가 있습니다
· 처분이 3년 내 이뤄지지 않으면 주택연금 지급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
· 처분 후 잔여 주택 공시가격이 12억 이하를 충족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
처분 조건을 활용해 연금을 개시한 한 다주택자의 사례를 보면, 65세 은퇴자 박*남 씨는 공시가격 8억 아파트와 5억 빌라를 보유해 합산 13억이었습니다. 빌라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처분 조건부로 연금을 먼저 개시하고, 2년 후 적정 시세에 빌라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.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2년치 연금을 추가로 수령한 셈이죠.
전세 낀 집도 가능— 신탁방식 주택연금의 핵심
전세 낀 집도 가능합니다. 단, 방식이 다릅니다. 이 한 줄을 제대로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가 수십만 원짜리 연금을 받느냐 포기하느냐를 결정합니다.
일반적인 저당권 방식 주택연금은 집에 가입자가 실거주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. 세입자가 있어 전세보증금이 설정된 집은 세입자의 임차권이 공사의 담보권보다 우선할 수 있어 가입이 사실상 어렵습니다. 하지만 주택의 소유권 자체를 한국주택금융공사로 신탁(이전)하고, 기존 임대차 보증금을 공사에 현금으로 예치하는 ‘신탁방식’을 활용하면 이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됩니다. 공사가 소유권과 보증금 채권을 모두 확보하므로 리스크가 소멸하고, 가입자는 신탁계약에 따라 연금 수급권과 해당 주택의 거주·사용·수익 권리를 그대로 보장받는 구조입니다.
저당권 방식 vs 신탁방식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
두 방식의 차이는 단순히 서류 한 장 차이가 아닙니다. 배우자 승계 방식, 임대 허용 범위, 자녀 상속 절차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 이 표 하나가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결정해 줄 것입니다.
| 비교 항목 | 저당권 방식 | 신탁 방식 |
|---|---|---|
| 소유권 변동 | 변동 없음 (가입자 소유 유지) | 한국주택금융공사로 소유권 이전 |
| 담보 제공 방식 | 근저당권 설정 | 신탁등기 설정 |
| 전세 임대 가능 여부 | 불가 (보증금 있는 임대 금지) | 가능 (보증금 공사 예치 조건) |
| 무보증 월세 임대 | 가능 | 가능 |
| 배우자 연금 승계 | 자녀 등 공동상속인 전원 동의 필요 | 자녀 동의 없이 100% 자동 승계 |
| 가입 비용 (보증료) | 상대적으로 높음 | 상대적으로 낮음 |
| 지방세 체납 제한 | 해당 없음 | 체납 해소 조건으로 가입 가능 |
| 선택 권장 상황 | 자녀 관계가 원만하고 임대 계획 없을 때 | 전세 세입자 있거나 배우자 승계 중요할 때 |
신탁방식의 결정적 강점은 배우자 자동 승계입니다. 저당권 방식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연금을 이어받기 위해 자녀 전원의 동의를 얻어 상속 등기를 진행해야 합니다. 자녀가 여러 명이거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, 단 한 명의 자녀가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노모의 연금은 그 순간 끊어집니다. 신탁방식은 이 절차가 아예 없습니다. 배우자가 채무 인수 서류 하나만 제출하면 연금이 자동 승계됩니다.
전세 낀 집이 있어 주택연금을 포기했다가 신탁방식으로 연금을 개시한 한 은퇴자의 사례를 보면, 전세보증금 3억을 공사에 예치하는 게 처음엔 부담으로 느껴졌지만, 세입자 퇴거 후 공사가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직접 돌려주는 구조여서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 반환 리스크 자체가 사라지는 효과도 있었다고 합니다. 보증금 반환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 자체가 강력한 메리트입니다.
신탁방식 주택연금 가입— 단계별 절차와 필수 서류
절차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주택금융공사 지사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됩니다. 사전 준비만 잘 해두면 두 번 방문으로 가입이 완료됩니다.
가입 단계별 흐름
1단계: 온라인 예상 수령액 확인 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공시가격과 나이를 입력하면 1분 안에 예상 월 수령액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. 실제 상담 전에 반드시 이 단계를 거쳐야 기대치를 정확히 조율할 수 있습니다.
2단계: 공시가격 확인 —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서 보유 주택의 정확한 공시가격을 확인합니다. 다주택자의 경우 합산액이 12억 이하인지, 초과라면 처분 약정이 필요한지 이 단계에서 판단합니다. 공시가격 조회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서 무료로 가능합니다.
3단계: 가까운 주택금융공사 지사 방문 상담 — 전국 50여 개 지사에서 무료 상담이 진행됩니다. 신탁방식을 선택할 경우 이 자리에서 신탁계약서 초안과 임대차보증금 예치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.
4단계: 보증 심사 및 신탁등기 — 담보 주택에 대한 시세 감정과 권리관계 확인이 이뤄집니다. 신탁방식은 신탁등기를 법원에 신청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.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신탁등기 설정 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.
5단계: 최종 계약 및 연금 개시 — 계약 체결 후 지정 계좌로 매월 연금이 입금됩니다. 종신형을 선택하면 사망 시까지 동일 금액이 보장됩니다.
신탁방식 주택연금 필수 서류
- 주민등록등본 (부부 동반 가입 시 세대 전체가 기재된 것) — 거주 요건 증빙용
- 부동산 등기사항전부증명서(등기부등본) — 소유권 및 근저당 관계 확인용
- 임대차계약서 원본 (전세 세입자가 있는 경우) — 보증금 예치 금액 산정 기준
- 건강보험료 납부 확인서 (소득 파악용, 일부 우대형 적용 시 필요)
- 신분증 원본 (부부 모두 지참)
주택연금 가입 중에는 가입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해야 하지만, 보증금 없이 순수 월세(깔세)만 받는 것은 저당권 방식과 신탁방식 모두에서 법적으로 허용됩니다. 방이 여러 개인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라면 한 방을 무보증 월세로 임대해 연금 외 추가 현금 흐름을 만드는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 구축이 가능합니다. 신탁방식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증금 있는 전세 임대까지 허용됩니다.
2026년 주택연금 월 수령액— 공시가격별 예상 금액표
수령액은 주택 공시가격과 가입 연령이라는 두 축에 의해 결정됩니다. 나이가 많을수록, 집값이 높을수록 월 수령액이 올라갑니다. 2026년 3월 기준 개정된 기준표를 반영한 예상치입니다.
| 가입 연령 | 공시가격 3억 | 공시가격 5억 | 공시가격 7억 | 공시가격 10억 | 공시가격 12억 |
|---|---|---|---|---|---|
| 만 55세 | 약 45만 원 | 약 76만 원 | 약 106만 원 | 약 152만 원 | 약 183만 원 |
| 만 60세 | 약 57만 원 | 약 95만 원 | 약 133만 원 | 약 190만 원 | 약 228만 원 |
| 만 65세 | 약 72만 원 | 약 120만 원 | 약 168만 원 | 약 240만 원 | 약 288만 원 |
| 만 70세 | 약 93만 원 | 약 156만 원 | 약 218만 원 | 약 311만 원 | 약 374만 원 |
| 만 75세 | 약 124만 원 | 약 207만 원 | 약 290만 원 | 약 414만 원 | 약 497만 원 |
위 수치는 종신지급형 기준 참고값으로, 실제 수령액은 가입 시점의 금리 환경과 공사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. 정확한 수치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. 단 5분이면 내 집을 기준으로 한 맞춤 수령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
FAQ: 주택연금 가입 전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들
집이라는 자산은 죽을 때까지 팔지 않으면 현금이 한 푼도 안 됩니다.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잠깐 내려놓고 보면, 주택연금은 그 집의 가치를 평생 동안 나눠 받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. 다주택자라서 안 된다, 전세 세입자가 있어서 안 된다는 첫 번째 거절이 끝이 아닙니다. 공시가격 합산 기준과 신탁방식이라는 두 번째 경로가 열려 있습니다.
